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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SF어워드 (2020)

SF어워드 2020 - 만화/웹툰 부문 수상작 및 심사평



대상 [왓치가이] 마사토끼, ASURA

작가소개

마사토끼 (스토리작가)

 [대표작] 만화 스토리 매뉴얼(2019)/ 카스텔라 레시피(2017)/ 커피우유신화(2010)

 [수상] 2009년 제8회 독자만화대상 단편상/ 2008년 제7회독자만화대상 온라인만화상

ASURA (그림작가)

 [대표작] 탐정메모리즈(2017)/ 내 집사는 비정규직(2015)


작품소개

시간의 왜곡을 감지할 수 있는 소년 성운협은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소녀 정은하와의 만남으로 인해 시간능력의 본질과 그 능력의 소유자들의 존재에 대해 파고들게 된다. 그러던 중 시간능력이 십수년 전에 일어난 어떤 사건과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우수상 [3cm 헌터] 돌연변이 (원작 제이로빈)

작가소개

[대표작] 3cm헌터(2020)


작품소개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3cm로 작아진다. 그리고 각자에게 서로 다른, 알 수 없는 능력이 생겨난다. 보호막이라는 능력을 가진 백현은 이 상황이 동생 미나가 썼던 소설 속의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를 찾으러 떠난다.


우수상 [카야] 신일숙

작가소개

[대표작] 리니지(2014)/ 파라오의 연인(2012)/ 아르미안의 네딸들(2008)

[수상] 2018년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장한 후배상/ 2017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코믹어워드


작품소개

임신으로 몸이 나빠진 엄마를 쉬게 하기 위해 하와이의 할머니에게 맡겨진 12세의 시나는 절친 요나와 함께, 그곳에서 빨간 눈과 네 개의 손가락을 가진 외계인 소녀를 만나 '잉스'된다. 그 뒤부터 절묘하게 서로 영혼이 연결된 것처럼 말하지 않아도 의사가 통해서 쌍둥이같이 친해지지만, 요나는 샌프란시스코로, 시나는 한국으로 강제로 헤어지게 된다. 27세에 하와이로 돌아간 시나는 32세가 되어 어린 시절의 친구 켄과 결혼하던 날, 비행기 사고로 사망... 실종된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시간은 4년이나 지난 때였고, 자신은 예전의 자신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 있었다. 자신이 있는 세계는 두 개의 태양이 있는 만디엘라 라는 거대한 행성의 대표자인 카야를 중심으로 다섯 개의 위성 및 행성의 수장 한들의 연합체가 있는 별 그라안. 그곳에서 시나가 각성하여 이상적인 별 만디엘라의 카야로서 만디엘라 성에 입성하게 되는 과정과 각자 개성이 뛰어난 다섯 개 별의 사람들을 만나 여러 일들 겪으며 지배자로서 각성하는 과정을 지낸다. 그리하여 그녀는...


만화/웹툰 부문 심사평




만화/웹툰 부문 심사위원장
박인하



  우리는 2020 원더키디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원더키디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우주로 나갔지만, 우리는 서로를 구하기 위해 집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만화, 특히 웹툰에서 SF는 더 많아지고, 다양해지고, 중요한 장르가 되었습니다. SF는 다양한 상상력으로 우리 시대를 이야기합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웹소설의 코미컬라이징 작품들도 SF의 커다란 품 안에 있습니다.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우리가 팬데믹의 일상을 살아갈지. 그래서 예선심사를 하면서 읽는 SF 작품이 구체적으로 여기/오늘을 이야기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매년 SF 어워드는 작품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고,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어가고 있습니다. SF와 결합한 장르들도 다양해 지고 있습니다. 세 명의 심사위원이 전체 작품을 나눠 읽고, 추천한 작품을 함께 읽으며 본심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본심에 올라온 13편의 작품은 유행하는 몇 개의 주제나 장르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하게 분산되었습니다. 이런 확장성이 2020 SF 어워드의 특징이었습니다. 다채롭게 확장되어가는 SF 웹툰의 세계에 더 많은 작가, 독자의 합류를 기다립니다.






만화/웹툰 부문 심사위원

곽영진



<왓치가이>는 심사위원 모두가 좋아한 작품이다. 기본적으로는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이지만 장르에 대한 메타인지적인 접근과 장르적 클리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작가의 능란한 연출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극 중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사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3cm헌터>는 사람들의 몸이 3cm로 줄어든 상황을 전제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비주얼로 특화된 세심한 작화와 상황 묘사는 독자의 멱살을 잡고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박력이 있다. 웹툰 속 세계의 극적인 변화는 코로나로 인해 바뀐 지금의 세상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기도 하다.


<카야>는 순정만화계의 대모 신일숙의 작품으로 우주를 무대로 한 대서사시다. 모계사회로 구성된 외계에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모험과 사랑이 매력적인 작품으로 세심한 설정과 세계관이 돋보인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도 모두 각각의 성취를 이룬 수작이다. 연금술과 버그라는 개념으로 음모론을 가미해 거대한 스케일로 끌어올린 <버그>는 작화와 디자인, 설정이 돋보인다. 범국가 연맹의 요원이 빌런과 사랑에 빠지는 <다니엘의 지극히 사적인 빌런>은 알콩달콩한 감정선이 매력적이다. <무능한 아빠는 외계인>에서는 현실의 누추함이 외계인이라고 다를 바 없고, 아버지와 자식 간의 대립은 우주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백억 년을 자는 남자>에서는 수면시간이 두 배로 늘어나는 주인공을 통해 시간의 덧없음과 유한함을 느끼게 한다.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바뀌어 있다는 설정으로 시작되는 <랑데부>는 뛰어난 작화와 액션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불멸의 날들>에서는 죽지 않는 인류 사이에서 필멸할 수밖에 없는 두 주인공이 서로의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웹툰으로는 드물게 흑백펜화로 그려진 <양극의 소년>은 초능력을 소재로 한 흔한 장르물이라는 초반의 예상을 뒤엎는 스토리 전개가 독특하다. <체스와 잭>에서는 안드로이드와 인간의 우정이 주요 소재로 독특한 작화와 배경의 설정이 재미있다. 메이드 안드로이드가 주인공인 <하우스키퍼>는 전염병으로서의 좀비라는 설정이 지금의 상황과 겹쳐지며 재미를 배가한다. 역시 좀비물인 <드림사이드> 는 현재와 미래, 두 개의 시간 축을 꿈을 통해 건너다닌다는 설정이 더해져 흥미를 더한다. 



우리의 현재는 어쩌면 많은 부분 SF라는 장르에 빚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거에 발표되었던 많은 상상이 지금의 현실이 된 만큼, 지금의 상상은 미래의 현실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심사라는 구실로 점점 더 다양하게 그 영역을 확장해 가는 SF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부디 많은 독자도 이런 즐거움을 함께 누리게 되길 빈다.





만화/웹툰 부문 심사위원
노미영



  작년에 비해 작품의 종수도 많아졌으며 생존 물이나 시간에 대해 다룬 작품들이 많이 보였던 것이 이번 SF어워드의 특징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액션, 미스터리, 공포, 드라마, 연애, 생존 등의 여러 장르와 만나 복합장르로 거듭나며 다양하게 시도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심사위원 세 분의 심사결과 최종 수상작 후보로 ASURA, 마사토끼 작가님의 <왓치 가이>, 신일숙 작가님의 <카야>, 돌연변이 작가님의 <3cm 헌터>가 선정이 되었습니다. 이에 수상자분들 모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비록 수상작 안에 들지는 못했으나 본선에 오른 13 작품 모두 이러한 SF의 변화의 일선에 서 있는 빼어난 수작들이었습니다. 과학적 상상력으로 마음껏 망상하며 그 안에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끌어내오는 한국 SF의 장르의 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읽는 내내 즐거움을 주셨던 작가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훌륭한 작품들을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사랑해 주시고 즐겨주시기를 바라며 심사평을 마칩니다.



  왓치 가이  


  설정을 독자분들에게 설명을 해야 하는데 이 설명의 방법에 따라 작품에 진입장벽을 높일 수도 있어서 시간을 다룬 작품들은 때로는 어렵고 난해할 때가 있다.

  그런데 왓치가이의 경우 인상 깊은 에피소드 하나로 설명을 대체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 점점 더 큰 그룹과 큰 사건들로 순차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감탄하는 지점은 이 확장의 순간에도 흥미진진함을 잊지 않게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매 순간 자연스레 변주하며 기대는 충족시키고 예상은 빗나가는 스토리텔링이 훌륭했다.

  세련되고 기발한 작가의 상상력에 더해 독자들의 심리를 자유로이 조율하는 노련함과 정갈한 그림 무엇 하나 빠진 것 없는 작품이다.


  카야


  과거 인간과 역사, 신화를 엮어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창조하는 데 탁월했던 신일숙이라는 대가가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세상의 창조자가 되어 만들어낸 만디엘라 성계는 놀랍기만 하다. 

  인물, 역사, 문화, 정치, 자연 등 방대한 설정들이 매 챕터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졌는데 이런 현실감은 디테일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 장대한 설정에 더해 한 여성이 주체적인 모습을 잃지 않고 성장해 나아가는 서사의 힘은 강렬했다.

  외부에서 온 절대자이나 군림하지 않는 주인공 캐릭터는 성장 후에 한 걸음 더 걸어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보다 좋은 세상, 옳다고 느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변화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성장으로 세상을 구원해가는 이야기 '카야'

  성계를 만들어내는 상상력의 힘과 그 안에서 작가의 세상을 바라보는 고찰을 엿보며, 서사의 빼어난 완성도까지 만끽한 충족감이 있었다.


  3cm 헌터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3cm로 작아졌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간다는 것이 얼마만큼의 모험인지 회전문의 회전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작아진 인간들의 입장에서 쇼핑센터의 모든 공간은 공포로 다가왔다.

  익숙한 공간과 평소에 하찮게 생각하던 작은 곤충과 동물들이 이렇게 무섭게 다가올 수 있다니!

  모두가 다 같이 작아져 세상에 내동댕이쳐진 인간들은 생존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거나 그럼에도 남을 돕거나 종교에 호도되거나 다양한 방법을 선택해 나아간다. 설정은 과감했고 풀어나가 가는 과정은 현실감이 있었다.

  3cm 헌터는 여러 장르 안에서 흥미로운 것들을 끌어와 재미라는 조화를 만들어 낸 작품이다.

  거기에 더해 돌연변이 작가님의 섬세한 화풍과 밀도감 있는 그림은 작품에 생동감을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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