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SF 어워드 2023 수상작 발표
장편 부문
대상 : 「모래도시 속 인형들」 이경희
우수상 : 「기이현상청 사건일지」 이산화 // 「조선 사이보그전」 유진상
중단편 부문
대상 : 「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 백사혜 (과학잡시 에피22 수록)
우수상 : 「긴 예지」 이서영(초월하는 세계의 사랑 수록) // 「D-1」 오누이 (인류애가 제로가 되었다 수록)
웹소설 부문
대상 : 「AI 닥터」 한산이가
우수상 : 「내 전두엽에 우주 항모가 박힘」 티타펠꼬망 // 「언노운1004(UNKNOWN 1004)」 김곽팔
만화. 웹툰 부문
대상 : 「후궁공략」 봉봉
우수상 : 「물위의 우리」 뱁새·왈패 // 「타락도시」 원동
영상 부문
대상 : 「다섯번째 흉추」 박세영
우수상 : 「기형종」 변정원 // 「평행관측은 6살부터」 홍석재
심사위원장 총평
SF어워드 초창기에 만들어진 심사 분류 기준은, 소설의 경우 종이책 출간 장려를 고려한 기준이었다. 그것이 시장에도 작가에게도 건강한 방향이었으므로. 그러나 미래는 우리를 따라잡았다. 과거 SF 속에서나 보던 디지털 매체는 아날로그를 매 해 점령하고 있다. SF어워드가 10회를 맞는 올해는, 드디어 작품의 분류 기준에 적극적으로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전자책 서점 사이트의 웹 연재작을 놓고 장편에서 심사할 것인지, 웹소설에서 심사할 것인지의 토론을 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길이만으로 분류하면 되었던 과거보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졌다.
이제 많은 작품이 전자책으로 나오거나 웹 발표 형식이며, 종이책이 아예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예전과 달리 전자책은 작가에게 불리하지 않으며, 많은 사람이 전자책이나 웹 플랫폼에서 컨텐츠를 보고 있다. 장편의 웹 연재는 이제 더 이상 종이책 출간을 위한 발판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편집자의 기획 없이 작가가 웹 플랫폼 중개 시스템을 이용해 직접 판매하는 형식의 소설 및 만화도 존재한다. 이런 형식 중에는 좋은 SF가 더러 있다. 이 모든 방식을 어떻게 아우를 수 있을까?
당장의 결론은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기준을 너무 넓히면 이 인원으로는 심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제 한국어 SF의 범위는 넓고, 작품은 너무 많고, 심사 대상 수집은 이미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었다. 웹소설은 심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좁혀 놓은 연재 기준 때문에 이미 상당수의 작품이 심사대상에서 누락되고 있음에도, 심사위원들은 무시무시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변화가 멈출 리는 없으므로, SF어워드는 앞으로 소설의 디지털 출간 부문을 새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에서 토의는 마무리되었다. 더 나중에는 혹시, 종이책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종이책 장편' 부문이 사라지고 새로운 분류 체계로 재편되는 날이 결국 오게 될까? 아직은 알 수 없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한국 작가의 작품이 외국어로 먼저 출간된 경우, 심사의 기준이 될 출간 시점을 언제로 잡아야 하는가 하는 것이 있었다. 외국어를 원어로 볼 것인가? 아니면 작가의 모어인 한국어를 창작 시점에 먼저 염두에 두었다 추정하고 한국 작품으로 심사할 것인가? 한국어로 재 출간된 시점을 기준으로 심사해야 할까? 소설 뿐 아니라 웹툰의 경우에는 더더욱 작가들의 글로벌 활동이 활발하므로, 앞으로 이런 고민을 주는 작품이 늘어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영화의 경우 역시, 국내에서 먼저 개봉되지 않고 해외에서 선공개되거나, OTT에서 세계 동시 공개되거나, 제작이 해외에서 되는 경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환경이 심사 대상 범위 토론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변화가 심사의 기준에 영향을 줄 만큼 SF어워드가 오래 된 것이다. 그동안 존폐 위기와 부침도 더러 있었지만, 잘 버텨왔음에 그동안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SF어워드가 오래오래 이어지길. 또한 국내외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그런 귀한 상이 되길 바란다.
- 심사위원장 금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