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SF어워드 (2023)

제 10회 SF어워드 2023 - 출판만화·웹툰 부문 수상작 및 심사평

SF어워드 2023. 11. 1. 00:00

 

 

대상 <후궁공략> 봉봉

작가 소개

2015 웹툰 <회색방 소녀> ,카카오웹툰

2017 웹툰 <동쪽으로>, 카카오웹툰

2020 웹툰 <후궁공략>, 카카오웹툰

2022 단편만화 앤솔로지 <칸 밖의 미로>에 단편<소화>로 참여, 영컴출판사/카카오웹툰

2023 그래픽노블 <웰다잉 프로젝트>, 씨네21북스

제16회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장려상 수상

제19회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장려상 수상


작품 소개 (줄거리)

여기는 후궁공략

가상현실이 일상화되었고 인공지능이 발달한 사이버펑크 근미래, 2030년대 대한민국.

<후궁공략>이라는 유명한 고전게임이 있다. 최근에 가상현실게임 버전으로 리메이크되어 재출시될 예정인 게임. 갓 입궁한 어린 후궁 후보, ‘리리’ 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조종하여 악독한 황귀비를 물리치고 황후의 자리까지 기어올라가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

여고생 요나는 어느날 깨어나보니 <후궁공략>의 악역에 해당하는 황귀비의 몸에 자신이 빙의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수능이 얼마 안 남았는데 이게 뭔 일이야? 가상현실에서 깨어나려 하지만 마땅히 손을 튕기면 나타나야 할 상태창은 나타나지도 않는다. 의문의 내관 ‘햇살이’와 한바탕 얽히기까지.

소동 끝에 자신을 게임 속에 가둔 것으로 추측되는 의문의 존재 게임마스터가 나타나 요나에게 황후가 되어 게임을 클리어할 것을 요구한다. 요나는 게임마스터의 요구대로 황후엔딩 달성을 다짐하고 게임에 임하기로 한다.

 


수상소감

안녕하세요. 
우주에 대한 상상은 어린 시절부터 저의 창작의 원동력이자 덕질의 근원이었습니다.

어릴 때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는 어린이용 과학 만화책이었고, 초등학생 시절에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도 게임이 아니라 그 세계관을 팠으며, 국어 선생님께서 쓰라고 시키셨던 작문노트에 어설픈 SF판타지 소설을 쓰기도 했죠. 창작자로서도 소비자로서도 저의 영혼의 뿌리는 언제나 SF에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SF를 언제나 꿈꿨고 하고 싶어했던 사람으로서 SF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되다니 작가로 데뷔한 이래 그 모든 노력이 보상받는 순간으로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SF장르를 꾸준히 파는 작가가 되어보겠습니다.

언제나 지지해주는 가족과 동료 작가분들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수상 <물위의 우리> 뱁새·왈패

작가 소개

2020년 네이버 최강자전 최우수상

 

작품 소개 (줄거리)

수차례의 지각변동 이후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한 지구.
딸 한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호주는 한별이와 고향으로 향한다.

멈출줄 모르는 해수면 상승 때문에 세상은 점점 혼란스러워져 가고 평안을 꿈궜던 두 부녀는 결국 신호탄을 계기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데

 

수상소감

물위의우리는 연재 시작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화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상을 받게 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부족한 작가, 만화임을 알고 있는 만큼 끝까지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 소개

2019 <주근깨 가쵸>로 데뷔, 2022년 부터 카카오웹툰에서 <타락도시>연재중.

 

작품 소개 (줄거리)

지금은 구현할 수 없는 로스트 테크놀로지, "파츠". 길자와 친구들은 대정회의 소년병으로서 세뇌되어 키워져왔다발견된 파츠가 아동용밖에 없기때문에어느날 길자는 비참한 현실에 의문을 느끼고 자신이 가진 파츠의 힘을 이용해 조직을 벗어난다 그러나 파츠를 노리고 있던 조직과 다른 여러 세력들그런 어른들의 음모에 의해 친구들을 잃게 되고 복수를 다짐한다복수의 대상을 쫓으며 권력과 부의 중심부인 "강남"으로 향한 여정에서 여러 친구들의 만나게 된다친구들 또한 부조리한 현실에 고통받고 있던 사람들이었고 길자와 친구들은 조금씩 이런 부조리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자각을 하게되는데… 한편 이 모든 계획은 파츠가 만들어지던 머나먼 과거전쟁으로 인해 파츠가 되어버린 반짝이에 의해 세워진 것이었다반짝이는 파츠가 되어 영생을 얻게 되었지만소중한 것을 모두 잃어버렸다그는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는 인류문명을 바라보며 이런 끔찍한 종말을 막기 위해 완벽히 통제되는균형적인 세상을 꿈꿨던 것이다그러나 그로 인해서 생기는 부조리 또한 있었다길자는 자신과 친구들의 몸과 파츠가 과거 무기로 쓰이기 위해 만들어졌고 이로 인해 전쟁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된 후몸을 버리고 파츠가 되는 기술을 이용해 넷으로 떠나려 한다그러나 여전히 고통받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반짝이와 파츠를 모두 제거하려 마지막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수상소감

안녕하세요. 타락도시 연재중인 원동입니다 부족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모두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출판만화·웹툰 부문 심사평

 

· 출판만화·웹툰 부문 심사위원장 곽영진

심사기준 기간의 조정으로 올해는 다른해보다 3개월 줄어든 4월부터 12월까지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게 되었다. 기간 단축으로 인해 상대적인 어워드의 축소가 우려되기도 했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수 있었다. 작품수는 필연적으로 줄 수 밖에 없었지만 내용면에서는 이전의 어워드에 비해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SF 안에서 장르의 다양한 변주는 전형성을 거부하고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를 사로잡았고, 더욱 풍부해지는 담론과 문제의식은 정신없이 변하고 있는 이 세계를 사는 우리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대상을 수상한 봉봉 작가의 <후궁공략>은 AI와 가상현실에서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인 수작이다. 게임속 플레이어와 NPC가 등장하는 서사는 이제 흔해진 하위 장르인 듯 하지만 장자의 호접몽을 연상하게 하는 육성 시뮬레이션 속의 인간과 AI, 시간과 세계에 대한 고찰은 이 작품을 구별짓는 특장점이다. 세계관을 완성하는 엔딩의 구성은 특히 인상적이며 중화풍 판타지 디자인의 비주얼도 훌륭하다.

뱁새, 왈패 작가의 <물 위의 우리>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이 독특하다. 기후위기를 배경으로 하는 주제의식 또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서사가 아닐 수 없다. 개성적인 다양한 캐릭터와 다채로운 이야기는 몰입도가 높으며 작화 또한 단단하다.

원동 작가의 <타락도시>는 ‘총몽’을 연상케 하는 로스트 테크놀로지에 대한 설정이 흥미롭다. 액션과 폭력 수위는 낮지 않은 편이지만 뛰어난 작화와 연출은 독자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후의 이야기 또한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수상에는 들지 못했지만 모래인간, 까말솔 작가의 <이별로 와요>는 죽은 이의 영혼이 블랙홀을 거쳐 외계행성으로 간다는 설정이 독특하게 전개되며 사후세계에 까지 미치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욕망을 개연성 있게 펼쳐낸다. 광진, 김경준 작가의 <존재>는 큰 스케일의 서사와 유려한 작화가 시너지를 이룬 작품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출판만화로서는 유일한 본선 진출작인 뻥 작가의 단편 <전쟁의 끝>은 전쟁과 혐오로 망가진 지구를 탈출하는 냉동수면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부터 만화/웹툰 부문의 이름이 출판만화/웹툰으로 바뀐 만큼 종이책 만화의 약진을 기대해본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다양한 주제와 세계관, 그 속에서 변주되는 이야기들은 결국 아무리 SF라 하더라도 사람 사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소수의 애정하는 장르가 아닌, 다양성과 확장성을 가진 SF의 생태계가 더 넓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전수조사에 의해 진행되는 어워드인 만큼 진행에 힘써주신 운영진의 노고는 아무리 감사해도 지나치지 않다. 훌륭한 작품을 우리에게 보내준 작가 분들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 출판만화·웹툰 부문 심사위원 이재민

웹툰계의 화두는 다양성과 동시대성입니다. 이건 비단 작품에만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SF라는 장르가 고민하고 있는 지점과도 맞닿아 있고, 자연스럽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던지는 질문과도 이어지게 됩니다. 만화에서의 다양성은 그림부터 소재, 주제와 메시지, 플롯과 연출까지 다양한 지점에서 논의할 수 있습니다. 동시대성 역시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재현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작가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창이기도 합니다. 이번 SF어워드에도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을 만나볼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봄봄 작가의 <후궁공략>은 게임 빙의물이라는 소재를 활용하면서도 작가가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끝까지 관철시켜 훌륭한 작품으로 엮어냈습니다. 독특한 그래픽은 물론 미려한 연출로 보는 즐거움을 더했고, 최근 쓰이는 클리셰들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스타일로 이용해 완결까지 달려가는 즐거움을 준 작품입니다.

뱁새, 왈패 작가의 <물 위의 우리>는 기후위기와 인간의 욕심과 증오가 만들어낸 최악의 결과를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안에서 선보이면서 2023년의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강렬합니다. 장르적 도구를 적절히 활용해 보는 즐거움을 더한 것은 물론입니다.

광진, 김경준 작가의 <존재>는 광진 작가의 스토리텔링과 김경준 작가의 그래픽으로 스스로 그러한 ‘자연’이 의지를 가지게 되었을 때, 자연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묻습니다. 자연과 불화하며 문명을 발전시킨 인간이 지금 고민해야 하는 문제를 SF적 상상력으로 풀어냈습니다.

모래인간, 까말솔 작가의 <이별로 와요>는 사후세계이자 외계행성에서 벌어지는 싱글맘 과학자 이소하의 이야기로 노력하면 할수록 파국으로 치닫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서사에서는 모래인간 작가 특유의 정서가, 그림에서는 까말솔 작가의 개성이 담뿍 드러나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원동 작가의 <타락도시>는 ‘파츠’로 강화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에 인간끼리 벌이는 아귀다툼을 훌륭한 연출과 그래픽으로 표현했습니다. 작가가 보여주는 종으로써의 ‘인간’이 개별적 개성을 가진 ‘사람’이 되는 순간이 매력적입니다.

이번 본심 진출작들은 다양성과 동시대성이라는 화두를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하는, 그리고 읽는 즐거움이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예심부터 본심, 최종 선정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읽으면서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 출판만화·웹툰 부문 심사위원 홍난지

2023년 출판만화/웹툰 부문의 SF작품들을 심사하며 큐레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든 추천하고 싶은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숨어 있다가 이제야 눈에 띈 것이 다행이란 생각과 함께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부디 SF어워드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작품을 소개하고, 작가님들의 창작 의욕을 북돋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원동 작가님의 <타락도시>는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되고 있는 씨티팝 스타일의 사이버펑크물입니다. 구시대의 잔재인 파츠를 몸에 심어 살상무기로 개조된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한 모험을 떠나며 멸망 직전의 타락한 도시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어찌 보면, 멸망 직전의 도시가 아니라 이미 멸망한 이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성이란 가치가 모두 훼손되어 잔인한 각자도생의 세계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그 안에서 인간성을 배우고 성장해가는 주인공은 복수심을 동력으로 삼아 점차 성장해갑니다. 1980-90년대를 강타한 사이버펑크 장르의 플롯과 작화 스타일을 차용하면서도 웹툰의 빠른 이야기 전개가 맞물려 레트로, 사이다, 성장의 키워드를 모두 담아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읽은 것은 2023년에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입니다.

봉봉 작가님의 <후궁공략>도 카카오웹툰에서 완결된 작품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후궁공략>이라는 가상현실게임 속 황귀비 캐릭터에 빙의한 주인공은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게임마스터(황비)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게임을 시작한 것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망에서부터였지만, 게임 속 캐릭터들과 진실된 마음을 나누면서 게임 속 세계의 구조의 모순을 깨닫습니다. 신분제와 가부장제 속에서는 그 어떤 개인도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점차 주인공은 자신의 개인적 욕망은 뒤로 한 채 게임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주인공의 욕망 실현을 위해 빙의한 것이란 로맨스 판타지의 흔한 플롯으로 가장하여 세계에 변화를 가져오는 영웅적 주인공을 만들어냈습니다. 거기에 확실한 키(key) 역할을 하는 것은 과학적 상상력입니다. 많은 이야기 속 주인공은 사회 속의 ‘나’를 실현하기 위해 변화와 외연의 확장까지 꾀합니다. <후궁공략>의 주인공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라는 작은 세계에 갇히지 않고 마음을 흔드는 세계에서 자신의 삶을 가꾸어 나가고 세계마저 변화시키는 주인공의 모습이 반갑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회빙환 플롯에서 만났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며 감탄했습니다.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뱁새/왈패 작가님의 <물위의 우리>는 2022년 SF어워드에서도 눈여겨 봤던 작품입니다. 기후 위기와 불평등으로 말미암은 세계에서 여전히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물위의 우리>의 시작은 거대한 세계의 비밀을 숨긴 채 귀엽고 따뜻하게 전개되며 마음을 빼앗습니다. 실은 이 세계는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기시감이 확신으로 변하며 작품의 분위기마저 달라집니다. 귀엽고 단순한 선으로 이뤄진 캐릭터들과 사실적으로 그려진 배경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작품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무엇을 보여야 할지를 정확하게 알고 표현하는 작화와 연출이 이야기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아직 연재 중인 이 작품이 완결될 즈음에는 절망이 아닌 희망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각축을 벌인 2023년의 심사는 최종 수상작으로 <물위의 우리>, <후궁공략>, <타락도시>를 정했습니다. 많은 작품을 감상하고 수상작으로 뽑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자칫 모르고 지나쳤더라면 인생의 큰 행복을 놓칠 뻔 했습니다. 2023년 SF 어워드, 출판만화/웹툰 부문에 뽑힌 이 세 작품이 다른 분들에게도 행복으로 다가가기를 바라며 진심을 담아 축하드립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