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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SF어워드 (2024)

제11회 SF어워드 영상부문 수상작 및 심사평

 

대상 <스위밍> 서새롬

감독 소개

세계의 희귀동물들/2019
육식콩나물/2021
스위밍/2023

2021 제7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 심사위원특별상 / 육식콩나물
2023 싸이파이안페스타 / 대상 / 스위밍
2023 서울독립영화제 / 단편 대상 / 스위밍
2024 대단한 단편영화제 / 은관상 / 스위밍


작품 소개 (줄거리)

SNS가 지겨워진 인류가 각자의 무의식을 개방하여 공유하는 ‘무의식 소셜 네트워크’인 ‘스위밍’을 개발한다.                              주인공 ‘나빌’이 스위밍에서 헤어진 연인인 ‘마디’의 무의식을 찾아내 수정하려 하는 과정에서 사건들이 발생한다.


수상소감
스위밍은 마음과 의식을 다룬 애니메이션입니다.
마음과 의식의 변화는 나를 변화시키고 나의 변화는 주변 사회를 변화시킵니다.
이렇듯 마음과 의식은 세계를 변화시키지만, 아직 우리는 그것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소수의 집단이 그 작동법을 알아서 오직 이윤을 위해 사람들을 슬프거나 화나게 만들고 심지어 죽음으로 몰아가기도 합니다. 칼과 총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를 이용해서요.
나의 마음이 사실 외부 세계에서 나도 모르게 쳐들어온 마음과 의식일지도 모른다. 나의 의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 의도된 누군가의 의지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스위밍을 통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내가 너고 너도 나인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우수상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 정인혁

감독 소개

1997년생.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2017년작 <안녕, 곰씨>(Hello, Mr. Bear)는 한국퀴어영화제에서 관객심사단상을 수상했다. 2018년작 <냉장고 속의 아빠>(Daddy in the refrigerator)는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부천판타스틱 특별상을 수상하고 서울독립영화제 본선경쟁에 진출했다. 2019년작 <틴더 시대 사랑>(Love in the tinder age)는 김포청소년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경쟁에 진출했다. 2023년작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MY HEART IS GOING TO EXPLODE!)는 이탈리아 라고영화제에서 UNICEF TEENS부문 수상, 미국 숏페스트에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작품 소개 (줄거리)

서울 상공에 나타난 UFO가 내뿜는 중력과 자기장으로 인해 가슴이 터지는 물리적인 현상과 주인공 ‘수진’이 좋아하는 ‘문정’을 향한 마음에서 오는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심리적인 느낌을 갖게 된다.


수상소감

우선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릴때부터 SF영화들을 정말 좋아하면서 커온 결과로 이렇게 엉망진창 얼렁뚱땅 SF 세계관의 영화를 만들게 되었는데요. SF어워드에서 상까지 받게 되어 매우 민망하네요. 기쁘기도 하고요.

이 영화는 사랑과 상처에 관한 영화입니다. 다들 사랑하는 것을 아름답게 그리지만 저는 사랑이라는 게 정말 끔찍하다고도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죽을때까지 계속 반복할만큼 가치가 있기도 하고요. 그런 점들은 이 영화를 통해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다들 고통스러운 사랑하세요! 감사합니다.


우수상 <마이디어> 김소희, 전도희

감독 소개

[김소희]
2021년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단편경쟁 (해로)
2023년 28회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 (마이디어)

[전도희]
제1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엄마가 결혼한대>
2023년 28회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 (마이디어)


작품 소개 (줄거리)

사용자의 얼굴을 기반으로 한AI 어플 ‘마이디어’. ‘마이디어’ 속 남자와 자막을 통해 대화하며 청각장애인 ‘가을’의 일상이 달라진다. 갑작스러운 업데이트로 ‘마이디어’의 자막기능이 사라지고, 가을은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 마이디어는 가을에게 뜻밖의 대답을 한다.


수상소감

안녕하세요? 마이디어를 연출한 김소희입니다.
<마이디어>가 SF어워드에 함께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 영광을 함께 힘써주신 스탭 분들과 도움 주신 분들께 돌리며
기술의 발전이 인간적인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미래가 오기를 함께 고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부문 심사평

· 영상부문 심사위원장 김봉석

SF 어워드 영상 부문을 심사할 때마다 고민하는 문제가 있다.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중요한가, 영상 표현이 중요한가.
두 가지가 적절하게 충족된 작품이 많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대부분 하나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상업적 선택으로 예리하고 도발적인 상상력을 제한하는 것일까?
아이디어에 비해서 스토리텔링과 영상표현의 테크닉이 부족한 것일까?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10년 전에 비하면 좋은 작품들이 훨씬 많아졌고, 
전반적인 수준이 올라갔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고,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럼에도 올해는 약간 아쉬웠다.
독립영화를 포함한 장편영화에서 두드러진 작품을 찾기 힘들었다.
메이저 상업영화는 클리셰 범벅이거나, 작가나 감독만의 색깔을 보여주겠다고 하지만 설정만 그럴싸하고 우왕좌왕, 흐지부지되는 작품이 많았다.
독립영화는 진지하지만, 독창적인 개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발견하지 못했다.

최종심에 오른 5편은 모두 단편이다.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작품은 없었지만, AI와 인간의 관계를 그린 <마이 디어>, 인간의 무의식을 도발적으로 표현하는 애니메이션 <스위밍>, 외계인 침공을 발랄하게 활용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 죽음과 상실의 관계를 섬세하게 담아낸 <휴강>, 죽음에 대한 설정이 흥미로운 <EX MACHINA> 모두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분명한 작품들이다.

 

· 영상부문 심사위원 김도훈

올해는 본선까지 꼽을 작품의 수는 부족했다. 아이디어가 참신하면 스토리텔링이 약하고, 스토리텔링은 좋은데 아이디어가 약한 작품들이 많았다. 다만 전반적으로 영화적 만듦새가 상승하는 건 좋은 경향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칭찬하고 싶은 작품은 애니메이션 <스위밍>이다. 가장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장르적인 상상력을 더하고, 거기에 애니메이션만이 해낼 수 있는 표현의 영역을 잘 헤엄치는 작품이다. <마이디어>는 요즘 SF영화들이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내놓는 주제를 다룬다. 인공지능 등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 인간은 더 고립될 것인가 아닌가? 모두가 다루는 익숙한 주제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만듦새가 탄탄한 작품이다. 올해는 유독 외계인 침공이나 소행성 충돌이라는 고전적인 소재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는 외계인 침공이라는 오래된 소재를 캠퍼스를 무대로 캠피하고 퀴어하게 돌파하는 에너지가 탁월했다. 그 외 언급하고 싶은 작품은 <EX MACHINA>와 <휴강>이다. SF라는 장르에 귀속되는 단편을 만들 때, SF라는 장르의 법칙을 따를 것인가 버릴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전혀 다른 답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 영상부문 심사위원 이안

단편 애니메이션 <스위밍>은 심리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마음, 그 마음속에 스스로조차 깨닫지도, 들여다보지도 않고 꽁꽁 감춰놓는 무의식을 SF적 상상력으로 들추어낸다. 감춰야할 것이 드러나는 것을 부끄러워지지 않도록 폭발적 카타르시스와 말캉말캉한 위로를 함께 전한다. SF적 상상력, 캐릭터와 미장센, 세계관과 감독의 개성 등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대상에 선정되었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아!>는 외계인 침공이라는 SF적 클리셰가 LGBTQ 캠퍼스 로맨스와 일으키는 시너지를 발산하며 시각적 쾌감과 심리적 해방감을 유쾌하게 터뜨린다. 의상, 분장, 소품 등 프로덕션 디자인에서 전방위적으로 독립영화가 활용할 수 있는 효과를 아낌없이 쏟아내면서 그 안에서 가스라이팅, 짝사랑, 퀴어 등의 심란한 상황들을 순식간에 돌파해낸 정인혁 감독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였다.

<마이디어>는 스마트폰, 생성형 AI, 딥러닝, 챗봇 등 IT 분야의 컨템포러리 트렌드 요소들을 차분하고도 현실적으로 적용해서 장애, 편견, 소통, 성찰 등 긍정적 효과에 대한 전망으로 이끌어간다. 그 과정이 작위적이거나 계몽적이지 않고 현실적 상황에 닿게 하는 차분한 연기를 잘 이끌어낸 김소희, 전도희 감독의 연출력이 좋았다.

‘잊는다’는 것과 ‘잃는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려운 젊은 세대에게 닥친 불가항력적인 ‘죽음’의 상황을 관계망 속에서 펼쳐 보이는 김다예 감독의 <휴강>과 박종우 감독의 <EX MACHINA>는 상황 설정 이상의 SF적 세계관이나 설정이 아쉽게 여겨졌다.

올해 많은 후보작들은 장르적 스펙트럼이 가지고 있는 광활한 비전을 펼치며 시공간을 넘나드는 탈현재적 상상보다는 현재를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심리적 상황, 인간관계, 현실 적응 등을 위해 SF적 설정을 일부 활용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 펜데믹 시대를 경유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의 기억을 영화 안에 흉터처럼 새겨놓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