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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어워드 2019

SF어워드 2019 - 만화/웹툰 부문 수상작 및 심사평

SF어워드 2019

<다리 위 차차>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진행했던 작품 중 가장 고심하며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애착과 아쉬움도 컸던 작품입니다. 연재가 종료된 지 일 년이 지난 시점에서 기쁜 소식을 전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윤필

<다리 위 차차>는 근미래, 폐쇄된 마포대교에 방치된 자살방지로봇 차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다리는 폐쇄되었지만 차차는 그곳에서 더 중요한 것들을 연결하고자 스스로 다리가 되려고 한 게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연재하는 동안 윤필 작가님의 콘티를 받을 때마다 자주 울었습니다. 씁쓸하고 아프지만 끝내 따뜻해지는 그 느낌을 전달하고자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작화 방식에 있어서는 종이와 연필을 끝까지 고집했습니다. SF지만 종이에 그은 연필선이 작품의 결과 닿아있다고 믿었기 떄문입니다. SF어워드를 통해 <다리 위 차차>를 작업하던 시간과 마음을 다시 상기할 수 있어서 고맙고 힘이 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 재수


《다리 위 차차》 심사평 중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잔잔하고 따뜻한 차차의 이야기에 보는 내내 감동이 있었다.

- 노미영


작품 안에 담아낸 따뜻한 시선은 세대를 넘어 다양한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 박인하


안녕하세요 웹툰 작가 정지훈입니다. 모기 전쟁은 모기들이 인간의 유전자를 축적하여 급격한 변이를 일으켜 인류를 멸망의 위협으로 몰아넣는 이야기입니다! 모기와 인간의 피 튀기는 싸움을 그리면서도 그 안에서 폭력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고찰을 첨가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재밌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모기전쟁》 심사평 중에서

뒤가 어떻게 진행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팡팡 튀어나가는 연출이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 노미영


롤러코스트를 타듯 빠른 속도의 스크롤 에 현란하게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

- 박인하


처음 <좋아하면 울리는>을 시작할 때는 이게 SF장르일 수 있다는 걸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독자분들이 이건 좋은 SF 이야기라고 칭찬해주셔서 알게 되었습니다. 2014년에 시작한 연재를 건강 문제로 아직 끝맺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이 이야기가 현실이 되어버릴까봐 조금 두렵습니다. 2월 중순부터 다시 연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여전히 SF일 때 작품을 끝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아하면 울리는》 심사평 중에서

그림, 연출, 스토리, 심리묘사 그 무엇하나 빠지지 않았던 역작

- 노미영


인물들의 로맨스가 실현되는 세계이지만 SF다운 사고실험이 계속되는 세계

- 박인하






만화/웹툰 부문 심사위원
노미영

다리 위 차차

도구로 시작했으나 존재로 거듭나는 AI의 이야기 <다리 위 차차>. AI가 옳은 가치관으로 프로그래밍 되어 일관되게 사람을 대하면 그 태도만으로도 사람들은 큰 위안과 위로를 받는다는 것을 AI 차차의 눈을 통해 차차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을 통해 느낄수 있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잔잔하고 따뜻한 차차의 이야기에 보는 내내 감동이 있었다. 간결하고 정돈된 그림체로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장르의 한정됨 위에서도 단단히 잡은 훌륭한 작품이다.

좋아하면 울리는

좋알람이라는 앱이 있다라는 흥미로운 상상력 위에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내적 갈등도 놓치지 않으며 진행되는 흡입력 있는 이야기 진행에 압도당했다. 세상 모두가 좋알람의 기능에 술렁이는 가운데 펼쳐지는 러브 스토리가 큰 줄기 같지만 그 안에 맑고 주체적인 여자아이의 성장담에 더 눈길이 갔다. 몇 차례 이야기가 변주되나 몰입감을 단 한번도 잃지 않고 독자들의 시선을 꽉잡아 붙드는 통에 밤을 새서 읽게 만들었던 괴력의 작품이다. 그림, 연출, 스토리, 심리묘사 그 무엇하나 빠지지 않았던 역작이다.

모기전쟁

뒤가 어떻게 진행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팡팡 튀어나가는 연출이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때로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작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선택을 대개 하기 마련인데 모기전쟁에서는 과감하게 생략하는 선택을 자주 하고 있다. 이 과감한 연출이 의외성을 가지게 만들기도 하는데 독자의 예상지점을 생략과 축약이라는 방법으로 보기좋게 빗나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포칼립스의 세계관 속에서 기존의 문법에 얽매이지 않으며 재미라는 만화의 미학을 꽉 잡아냈으며 높은 가독성과 시원시원한 연출이 일품이었던 작품이다.

심사총평

2019 SF어워드는 가정먼저 SF작품의 전수조사가 먼저 이루어졌습니다. 이에 추려진 한 해에 연재된 SF만화는 총 70편 이었습니다. 그 수의 많음에 먼저 놀랐고 심사에 들어가면서는 sf라는 장르속에서 소재와 주제가 다채로운 작품들이 가득이라 내내 흥미롭게 심사에 임하였습니다. 재미,연출,장르의 적함성, 작화, 스토리, 주제의식 모두 두루 살펴보았고 최종심에 오른 13작품모두 이를 충족시킨 훌륭한 수작들이었습니다. 심사위원 세분의 심사결과 최종수상작 후보로 윤필, 재수 작가님들의 <다리위 차차>, 천계영 작가님의 <좋아하면 울리는>, 정지훈 작가님의 <모기전쟁>이 선정이 되었습니다. 이에 수상분들 모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제한된 공간이 완벽히 디자인되어있었고 그 안의 공포가 아름다웠던 <플라워>, 죽은사람의 기억을 복제한 클론을 만들어낸 건 살아있는 사람들의 죄책감과 욕망이지만 그것이 존재의 사유를 결정지을 수는 없다는 이야기를 담담히 말했던 <므네모시네>,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쏟아지는 강렬한 액션의 <신도림>, SF 개그란 이런것이다 온몸으로 보여준 <어글리 후드>, 어른들이 만든 비틀린 시스템에 다른 목소리를 내었던 건 늘 10대로부터 시작되었고 SF라 하여 다르지 않다고 읽었던 <양극의 소년>, 다중우주 속의 다채로운 이야기 <유니버스 000>, 부모는 아이를 소유할 수 없고 아이는 애먼데서도 혼자서 알아서 잘 큰다는 걸 너무나도 잘 보여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사이보그의 귀향 이야기 <어바웃 제인>,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잘 알지못함에서 온 두려움이라는 걸 말하는 듯한 <결함자들>, 로봇과 인간의 사이에 서서 싸우는 카메라 로봇 카로의 분투기 <카로>, 상실이라는 걸 극복하기 위해 과학의 힘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과학의 힘을 위해 상실을 강제당한 사람들의 변주곡 <엑스트라 데이즈>. 비록 수상작 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최종심에는 다양하고 훌륭한 작품들이 가득이었습니다. 장르 안에 갖혀있지 않고 점점 넓게 끌어안아 높고 풍성해지고 있는 한국SF만화를 계속 사랑해 주시기를 바라며 심사평을 마칩니다.




만화/웹툰 부문 심사위원
박인하

웹툰 플랫폼마다 SF가 빠지지 않고 연재되고 있다. 장기 연재작도 많이 늘어났고, 새롭게 연재를 시작한 작품들도 늘어났다.

윤필, 재수의 <다리 위의 차차>는 근미래 한국을 배경으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다리 위에 투입된 자살방지로봇 차차가 정책 변화로 다리 위에 그대로 방치된다는 설정에서 시작한 다.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세상의 이야기를 로봇을 통해 풀어낸다. 대형 플랫폼에 연재되지 않고 대중들의 주목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이야기, 작화 그리고 작품 안에 담아낸 따뜻한 시선은 세대를 넘어 다양한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다리 위의 차차>는 로봇과 사람이 만나는 접점을 통해 우리 시대를 드러낸다. 패스트푸드점에 유일하게 남은 인간 직원이나, 인간형 로봇이 대표로 있는 요양원은 지금 우리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흰둥이>, <야옹이와 흰둥이>, <지하철도의 밤> 등의 웹툰으로 소외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웹툰으로 옮긴 윤필 작가와 <파이프시티>, <천적>의 재수 작가가 보여주는 협업의 완성도도 빼어나다. 따뜻한 작품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상으로 선정했다.

천계영 작가가 다음웹툰에서 연재 중인 <좋아하면 울리는>은 앱을 실행하면 반경 10미터에 들어오는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하면 알람이 울리고 숫자가 표시되는 앱 ‘좋알람’이 확산된 세상의 이야기다. ‘좋알람의 세계’는 인물들의 로맨스가 실현되는 세계이지만 SF다운 사고실험이 계속되는 세계이기도 하다. 로맨스와 SF는 두 컬러의 액체처럼 마블링을 보여주기도 하고, 일정 경계를 형성하기도 하며, 새로운 색으 로 섞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두 장르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 묻는다. <좋알람> 은 SF 위에 10대 학원물, 로맨스, 미스터리, 버라이어티 쇼의 포맷을 자유롭게 뒤섞어 내 는 작가 특유의 스토리텔링을 자유롭게 보여준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확장되어 서로 더 다채로워지는 SF의 오늘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음성명령으로 웹툰을 그리는 천계영 작가의 작업조차 “기술, 주관성, 역사 및 사회적 힘에 대해 생각하는 방 식”(셰릴 빈트)으로 SF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우수상으로 선정된 정지훈의 <모기전쟁> 은 무규칙 이종격투기 같은 작품이다. 모기가 인류의 DNA를 수집해 최강의 포식자가 되 고, 인류가 멸종 위기에 처한다는 황당한 설정은 롤러코스트를 타듯 빠른 속도의 스크롤 에 현란하게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와 시퀀스들과 맞물려 매번 다음 회를 누르게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좋은 SF가 많아지고 있다. 생각해 보면 2020년 SF의 세상이 우리가 사는 시대가 되었다. SF는 2020년에도 또 다른 방식으로 시대, 사람 그리고 더 확장된 우리의 사고를 담아낼 것이다.